9월 셋째주(11~17) 독서리스트 독서기록

학교입니다. 집 컴이 상태가 별로 안좋네요우
아무튼 몇 달만의 독서리스트입니다. 월별로 쓰려고 하니 영 안 쓰게 되서(코믹 준비하는 동안은 읽지도 않았지만...) 주마다 쓰는 식으로 돌렸습니다. 그쪽이 스크롤도 덜하고 좋겠죠. 쓰다 만 7월도 비밀글로 저장되어 있는데 언제쯤 쓸런지. 이젠 기억도 안 나요~

더 읽을 수 있었는데 연체료 때문에 도서관을 못 가서...orz 덕분에 읽을 책이 없다고 엄청 충동구매 해버렸어요.

쓸데없이 길어져서 가려둡니다. 물론 밸리에서 오시는 분께는 소용없지요

파우스트 2호
사실 파우스트를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사실 이 쪽 소설은 나랑 안 맞는거 아닐까, 어쩜 이렇게 한결같이 기분이 나쁘담... 이었습니다만, 그 불쾌함이 어떤 근본적인 차이에서 오는 것인지 생각해보면 재미있습니다. 보편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정서라고 생각하긴 어렵지만요. 우리나라에서 매니아를 대상으로 해서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는데, 어떻게 될지 주목-까진 아니지만 유심히 보고는 있습니다.
그럼 표지에 실린 순서대로 간단한 감상.

DDD /나스 기노코(키노코? 일단 파우스트 표기대로 기노코)
저는 나스 기노코가 싫습니다.
아니, 싫어하지도 않고 그냥 재미없는 작가라고 생각합니다. 아니, 더 정확히 말하자면 작가 미달. 딱 비주얼노벨 시나리오 라이터라는 느낌. 문체도 소설이라기보단 그냥 비주얼노벨같지 않나요. 그림 없이 읽고 있으면 아-무것도 머리에 떠오르지 않는 문체입니다. 문체라고 불러주기도 싫어요. 하긴 라이트노벨은 애초 그림이 있어서 라이트 노벨이라던가요.

캐릭터들은 전부 공감도 이해도 호감도 리얼리티도 어느 것도 갖기 힘듭니다. 대체 왜 저렇게 굴고 있는지 이해가 안 가요. 관계고 캐릭터들이고 쓸데없이 부정적이기만 하고, 아무한테도 호감이 가질 않아요.
시나리오도 영... 독특한 구성은 좋지만 끝까지 읽어도 뭔 소린지 모르겠습니다. 폼만 잡지 말고 제발 설명을 좀 해라. 이 사람 세계관이 그럴듯 해 보이는 건 사방이 구멍투성이라서죠. 그걸 포장하는 것도 능력이지만, 이 정도로 구멍이 톰과제리의 치즈처럼 보여서야 가망이 없네요. 시나리오 라이터로서는 어느 정도 실력이 있다고 생각하지만, 그것도 이대로라면 금방 바닥이 드러날 것 같은데요. 별로 공부를 하는 사람 같지 않아요.

그리고 제발 새로울 것도 없고 남들도 다 아는 소재를 마치 자신만 쓰는 양 젠체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. 촌스러운데다가 보는 내가 다 부끄럽거든. 그리고 소재를 다루려면 일단 공부를 해.

ECCO, 서울의 추억 / 타키모토 타츠히코
: 서울의 추억이 더 좋았습니다. 귀엽고 웃겼어요.
ECCO는, 인물의 심리묘사가 정말 그럴듯했다, 는 걸 제외하면 전부 취향 밖. 애초 왕따나 이지메 등의 소재 싫어하기도 하고, 전 저런 일로 저렇게 비뚤어지는 인간을 근본적으로 이해할 수 없거든요. 공감은 하지만 이해는 못 합니다.
그리고 제일 싫어하는 스타일의 결말이었어요. 뭐 다 개인 취향이지만. 인물 묘사 하나는 끝내줬습니다.

F선생의 주머니 / 오츠이치
: 읽을 때는 재미있었는데 이 씁쓸한 뒷맛은 뭐지. 오츠 이치는 항상 그렇더라구요. 저랑은 잘 안 맞는 듯.
캐릭터들이 참 싫어요. 안쪽이 없는 것 같은 캐릭터들.

천국의 왕 / 듀나
: 파우스트랑은 좀 안 어울리는 느낌이지만 전 언제나 듀나가 좋습니다. 가볍고, 뭔가 대충 쓴 듯한 인상은 있었지만 역시 듀나랄까 재미있었어요. 사실 제일 기대하고 있던 게 듀나였던지라 약간 기대에 못 미친 감은 있긴 하네요.
일러스트는 0점. 안 읽고 그린게 아닌가 의심했습니다.

신본격 마법소녀 리스카 / 니시오 이신
: 전 1호때도 리스카가 제일 좋았어요. 니시무라 키누씨의 그림도 최고. 아이좋아라. 귀여워 죽겠습니다. 소재나 분위기도 제 취향. ...이번 호에서는 약간 미묘했지만요. 뭐 거의 제 역린을 건드린 건데도 그다지 싫지 않았다는 건 역시 이 소설 꽤 좋아하나 봅니다.

검은 색 포카리스웨트 / 사토 유야
: 붉은 색 모스크뮬은 지난 호에서 가장 제 취향과 떨어져 있던 소설. 이건 지난번 것보다는 낫더군요. 전호의 붉은 색 모스크뮬은 대체 쟤가 왜 저렇게 구는 거야 그래서 어쩌자고-_- 외엔 아무 느낌이 없었거든요. 단언컨대 1호에서 최악이었음. 이건 뭐... 여전히 빤히 들여다보이고, 괜히 잔인하긴 하지만 적어도 쉽게 읽혔습니다.
일러스트가 엄청 도전의욕을 불러일으키더군요. 조만간 손댈 듯.

이상한 사람들 / 와타나베 코지
: 예전 읽었을 때도 기분 나쁘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기분 나쁘다고 생각합니다. 이런 위트는 제 취향은 아니네요.
정서 자체를 이해 못 하는 것 같아요.

성공학 캬라 교수 / 세이료인 류스이
: 귀엽고 재미있었어요. 다음 강의가 궁금한데, 다음 호에 나올까요?

모방범 1, 2, 3 / 미야베 미유키
: 뭐 뭐야 당신은 천재인가..!!
이유를 읽고 홀딱 반한 작가입니다. 이코는 평범했지만.
읽으면서 등 뒤의 온도가 낮아지는 걸 느꼈어요. 사회를 보는 관점을 바꿀 만 한 힘이 있는 책. 게다가 진짜 재밌어요. 산 것에 한 점 후회없음.

아 정말, 미야베 미유키는 스쳐 지나가는 인물 하나하나에 리얼함과 생명을 부여하는게 굉장해요. 잠시 등장하는 인물이라도 삶이 있고 그 인물을 둘러싼 이야기가 있다는 걸 느끼게 합니다. 열받기도 하고 통쾌해하기도 하고 떨기도 하면서 정말 즐겁게 읽었어요. 어느 분이 미야베 미유키의 책은 1000피스 퍼즐같다고 하셨는데 동감입니다. 550P로 3권이라 처음엔 엄청 길다고 느꼈는데, 한 번 읽기 시작하니 아쉬울 정도로 순식간에 끝나네요. 전부 해서 5시간 반?

사고루기담 / 아사다 지로
: 평범하게 좋아하는 아사다 지로. 한 번 사봤습니다. 기담류 좋아해서.
장미도둑도 그랬지만 일본적이고 잔잔한 느낌이 참 좋습니다. 특별할 것 없는 소재로도 고요하고 잔잔하면서 매끄럽게 이야기를 잘 풀어나갑니다. 좋았어요. 개인적으로는 마지막의 야쿠자 아저씨 이야기가 좋았습니다.

뱀파이어 걸작선
: 이 책 저 책에서 한 번씩 읽어 봤을 법한 뱀파이어 이야기 걸작선. 읽을 만 합니다. 편차는 조금 있지만 다시 읽어봤으면 싶던 이야기도 몇 개 있었고.
전 죽은 연인이 좋아요. 흡혈귀가 부정적인 대상이 아니라 인간보다 진실한 존재로 묘사되어서 좋더군요.

쓸쓸함의 주파수 / 오츠 이치
: 저와는 절-대 맞지 않는 오츠 이치. 이번 파우스트를 읽고 생각나서 한 번 읽어봤습니다. 기분 나쁠 요소가 없는데도 뭔가 저랑 안 맞는지 전 읽고 나면 꼭 기분이 안 좋아지더라구요. 분위기 좋은 부분을 위해 엄청 많은 걸 무시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. 기분...이니까 꼭 맞는 말은 아니지만..
그래도 나름대로 애절하고, 분위기 좋은 이야기들이었습니다. 전 절대 이 사람 책을 청량하다거나 수채화 같다고 생각할 순 없을 것 같지만.

요마록 2 / 키쿠치 히데유키
:1권은 없길래 안 읽었습니다. 키쿠치 히데유키 책은 앞권 안 읽어도 별로 상관 없을 것 같아서...(실례야) 이렇게 말해도 좋아합니다. 진짜 팬이예요. 신작도 언제나 기대하고 있습니다. 번역이 안 되서 문제지.(쓸쓸)

요마록이면 뱀파이어 헌터랑 마계도시 이전의 비교적 초기작이라고 알고 있는데, 그래서 그런지 번역 탓인지 문장이 참... 번역이 정말 졸렬하다 외에 달리 표현할 방도가 없는 수준이라 참 읽기 힘들...진 않았습니다. 힘들 내용이 없으니까요.
여전히 뭔가 진행될 만 하면 튀어나오는 섹스신. 이 분 소설은 역시 하드보일드 에로틱 전기물이지요~ 의외로 섹스신이 화끈해요. 전투나 초능력 등의 묘사도 신선하고요.

최근 나온-트리브라의 thores가 일러스트한-것이 신 마계행이던가요. 그것도 읽어보고 싶어요. 처음 소식 들었을 때도 웃었지만 키쿠치와 thores라니 너무 그럴듯한 조합이라 웃기죠.

푸른 비상구 / 이시다 이라
: 좋아하는 일본 작가 톱5에 들어가는 이시다 이라의, 상실과 상실을 딛고 일어서는 사람들에 대한 연작. 이 사람은 시선이 참 따뜻해서 좋아해요. 내용이 마음에 아주 와닿은 적은 없지만(작위적이랄까 리얼하지가 않습니다), 근본적으로 사람과 사회를 보는 시선이 따뜻해서 좋습니다. 전 그런 작가들이 좋아요. 미야베 미유키도 따뜻하잖아요.
푸른 비상구와 하트 스톤이 제일 좋았어요.

부드러운 볼 1, 2 / 기리노 나쓰오
: 그로테스크를 읽고 마음에 든 작가. 좋아하진 않지만 책은 정말 재미있어요.
미스테리지만, 범인을 밝혀내는 것보다 그 사건에 휘말려 든 사람들의 심리를 밝히는 것에 주력하는 책. 우츠미 때문에 조금 울었습니다. 이 사람의 인간이란 인간다워서 추하고 슬퍼서 읽는 저도 슬퍼져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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덧글

  • 프렐류드 2006/09/18 14:01 # 답글

    어...일본문학 퍼레이드인가, 라고 순간 생각했어요..^_^;;;
    파우스트 2호 나왔군요. 1호는 저도 좀 불편했는데, 2호는 어떨는지. 저는 나스의 가열찬 점을 좋아하지만 확실히 별로 소설같은 느낌은 아니죠. 졸리고..^_^
  • Key-F 2006/09/18 14:29 # 답글

    모방범에 대한 평가는 매우 동감이예요!^^
    파우스트는 매일 책 정리하면서 읽을까말까읽을까말까 수십번을 고민하는 책인데, 조금 들춰서 읽어보면 저랑 성향이 안 맞는 기분나쁨들이 마구 몰려와서 왠지 다시 꽂아버리게 되더라고요. 나스 기노코-쪽은 게임을 하지도 않았고, 소설을 읽지도 않았는데...왠지 알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^^;; 워낙 여기저기서 이야기가 많이 들려오다보니.
  • 린느 2006/09/18 16:03 # 답글

    뎅님/ 그러게요, 답글 보고 보니 순 일문학; 이번 주는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네요. 지금 들고 있는 책도 기리노 나쓰오지만.
    2호는 1호보다는 나아요. 전반적으로도 나아졌다는 평이고... 근데 비싸서 역시 사서 보기엔 좀 별로일 것 같기도 합니다. 나스는-공의 경계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고, 소설가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봐줄 만 해요. DDD는 재미 없지만 홍보용으로는 좋은 것 같더군요. 뭐 덕분에 많이 팔려서 시장이 넓어지고 다른 좋은 책들을 볼 기회가 늘어난다면 그걸로 좋다고 생각해요.

    키플라임님/ 미야베 미유키 너무 좋아요!ㅜㅜ 모방범 최고였어요.
    파우스트는 취향을 좀 탈 글들이라서 추천드리기는 어렵지만(그 '기분나쁨'이라는 게 참 뭐랄까 설명하기 어려우면서도 강하죠;) 취향에 맞으신다면 아주 수준이하인 작품은 없는 것 같아요. 전 기분나빠하면서도 나름대로 재미있게 읽고는 있습니다.
    나스 기노코는, 왠지 그렇죠? 저도 이곳저곳에서 많이 접하다보니 게임은 하지도 않았는데 어쩐지 다 알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. 아무튼 소설은 별로예요.
  • 레코나이즈 2006/09/19 02:46 # 답글

    그런데 어째 일본 소설이 대부분 이네용.
  • 린느 2006/09/19 07:23 # 답글

    요즘 일본문학이 많이 번역되면서 전보다 읽을 책이 늘어난 탓인가봐요, 아무래도 신간의 영향을 많이 받으니까-
  • Tirin 2006/09/21 01:05 # 삭제 답글

    본의 아니게 저도의 달빠가 되어버린 본인이지만, 나스 키노코란 사람의 글은 참 괴이하지. 그냥 애니메이션을 본다는 느낌으로 머릿속에서 열심히 상상해가며 보는게 낙이라지.

    뭐 이러니 저러니 해도 취향 타는 쪽이라, 어린애들이 달빠짓 하며 좋아 날뛰는것도 어느정도는 납득하고 있음. 나도 10년전엔 저래 보였을꺼야. -_-


    ps. 난 왜 공의경계 한정판을 샀을까요.. ㅜ_ㅡ
  • 린느 2006/09/21 11:25 # 답글

    Tirin/ 아니 뭐 나도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로는 괜찮다고 생각해'~'(앞으로야 어떻든 지금까지는) 단지 그게 나스 키노코가 소설가로서도 자질이 있다는 뜻은 아니란 거지. 내가 나스를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는 팬들이 너무 많아서 과대평가되는게 싫은 것도 있고...

    달빠들이야 다들 얼라라서 그런거 아닌감(피식) 나중에 돌이켜보면 걔네도 엄청 부끄러울걸. 공의경계? 그거 나쁘진 않았는데. 한정판이 좀 값이 세긴 했지만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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